집값이 폭등한 게 아니다: 화폐가치가 폭락한 진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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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글에서 예고했던 첫 번째 이야기로 ‘예금’을 꼽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왜 제가 예금을 “실질가치가 매년 줄어드는 확정 손실 자산”이라고 보는지, 그 명확한 근거를 짚어보려 합니다.

달러로 본 집값 vs 금으로 본 집값

미국의 실제 사례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 달러 기준 집값: 한 주택 소유자가 2000년 6월에 24만 달러(당시 금값으로 환산하면 약 946온스)를 주고 집을 샀습니다. 이 집은 2024년 10월 기준 130만 달러로,달러 기준으로는 5.4배(442%) 상승했습니다. 
  • 금 기준 집값:그런데 이걸 금 온스로 다시 환산하면 어떨까요? 2024년 금값 기준으로 이 집은 약 490온스에 해당합니다. 온스 기준으로는 오히려 절반 가까이(48%) 줄어든 것입니다. 

이게 특이한 사례가 아닙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주택가격지수인 케이스-실러 지수를 금값으로 나눈 비율(집 한 채를 사는 데 필요한 금의 양)을 보면, 역사적 평균은 78.2배인데 최근에는 14.5배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집을 사는 데 필요한 금의 양이 역사적 평균보다 훨씬 적어졌다는 뜻이고, 이는 달러 기준으로는 집값이 계속 올라 보여도, 금이라는 잣대로 재면 오히려 저렴해졌다는 뜻입니다.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필자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주택 가격 하락은 여러 요인(생산성 향상, 운송 개선, 기술로 인한 수확량 증대 등)에 의해 일어납니다.

그래서 우리는 명목화폐로 표시된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디플레이션의 시대를 살고 있다.” 

다른 독자는 이렇게도 표현했습니다. “부동산을 상수로 놓고 보면, 이건 결국 달러가 금 대비 침식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다.”

비트코인 기준으로 보면 더 극적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집값을 비트코인 기준으로 재보면 어떨까요? 실제 데이터를 찾아보니 훨씬 극적인 그림이 나왔습니다.

미국 전체 주택 기준 (NAR 자료)

2020년 2월 미국 중위 주택가격은 27만 달러였고 당시 비트코인 평균가는 8,543달러였습니다. 즉 집 한 채를 사려면 약 31.6개의 비트코인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2025년 2월, 중위 주택가격은 39만 8,400달러로 올랐지만, 같은 시기 비트코인 평균가는 8만 4,381달러까지 오르면서, 집 한 채를 사는 데 필요한 비트코인은  4.72개로 줄었습니다. 

5년 만에 집값이 47.6% 오르는 동안, 비트코인 기준 집값은 오히려 85%나 하락한 셈입니다. 

실제 개인 거래 사례:

 한 비트코인 보유자가 2023년 4월 49만 6,000달러(당시 22.5 BTC)에 집을 샀습니다. 2025년 8월 이 집은 57만 달러(달러 기준 15% 상승)로 평가됐지만, 비트코인 기준으로는 4.85 BTC로 약 2년 4개월 만에 78%나 줄었습니다

다만 이 비교는 금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는 점을 짚어야 합니다. 금은 수천 년간 가치를 지켜온 자산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라 “달러의 침식”을 보여주는 비교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아직 역사가 15년 남짓한 자산이라, 이 극적인 숫자에는 달러 가치 하락뿐 아니라 비트코인 자체의 채택·수요 증가에 따른 급격한 가격 상승이라는 요소도 함께 섞여 있습니다. 

그래도 방향성 자체는 금의 경우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 “실물(집)의 가치가 변한 게 아니라, 그걸 재는 화폐 잣대가 계속 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 원래는 기술이 발전하면 물가가 내려가야 하는가

여기서 제가 오래전부터 생각해온 원리를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 같은 물건을 더 적은 비용으로 만들 수 있게 됩니다. 논리적으로는 이게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실제로 경제학의 가장 기본적인 화폐수량설(MV=PQ, 화폐량×유통속도=물가×거래량)에 따르면, 화폐의 양(M)과 유통 속도(V)가 일정하게 유지된다면, 기술 발전으로 생산량(Q)이 늘어날수록 물가(P)는 자연스럽게 내려가야 합니다.

이게 그냥 이론만은 아닙니다. 실제로 미국이 금본위제를 유지하던 1873년부터 1896년까지, 이른바 “장기 디플레이션(Long Deflation)” 시기에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이 기간 동안 미국 경제는 철도·전신·제조업 발전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물가는 오히려 꾸준히 하락했습니다.

화폐 공급이 금 채굴량이라는 물리적 한계에 묶여 있었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의 효과가 고스란히 “물가 하락”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그런데 왜 지금은 반대로 느껴질까

지금 우리가 체감하는 세상은 정반대입니다. 기술은 그때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물가는 계속 오릅니다. 

그 이유는 양적완화에서 다룬 그대로입니다. 지금은 화폐 공급(M)이 기술 발전에 따른 생산성 향상(Q)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1934년 이후 미국 M2 통화량은 500~700배 늘었습니다. 이 정도 속도의 화폐 팽창 앞에서는, 기술 발전이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가격 하락 효과가 완전히 압도당하고, 오히려 명목가격이 계속 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가 만들어집니다.

즉 제가 생각하는 결론은 이렇습니다. 집값이 오른 게 아니라, 달러 가치가 내린 것입니다. 

앞서 본 사례처럼 금이라는 안정적인 잣대로 재보면, 집이라는 실물의 진짜 가치는 오히려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눈에 “집값이 비싸 보이는” 이유는, 집이 진짜 비싸져서가 아니라 그 값을 재는 자(달러)가 계속 짧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금이 왜 취약한가

이 원리가 예금과 정확히 연결됩니다. 예금은 오직 달러(명목화폐) 기준으로만 가치를 측정하는 자산입니다. 달러라는 잣대 자체가 계속 짧아지고 있는데, 예금은 그 짧아지는 잣대에 자신을 완전히 맡기고 있는 셈입니다. 

4편에서 다뤘듯 2026년 예금 금리는 2.6~2.9% 수준인데, 이 정도 이자로는 화폐 공급 팽창 속도(1편에서 다룬 M2 증가율)는커녕 체감 물가상승률(6%대)조차 따라잡지 못합니다.

반면 금이나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은, 화폐가 팽창하는 만큼 명목가격이 함께 올라가는 경향이 있어(비록 100% 정비례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어느 정도는 이 잣대의 변화를 반영합니다.

앞서 본 사례처럼 완벽하게 반영되는 것도 아니지만, 최소한 예금처럼 화폐가치 하락을 고스란히, 방어 수단 하나 없이 받아들이는 자산과는 다릅니다.

마치며 — 짧아지는 자(화폐)에 내 노후를 맡길 것인가

우리가 “집값이 너무 올랐다”고 느끼는 감각은 절반의 착시입니다. 집이라는 실물의 가치보다, 그 값을 재는 ‘종이돈’이라는 자의 길이가 턱없이 짧아졌다는 것이 본질입니다.

기술이 발전하면 생산성이 늘어 물가가 내려가는 것이 경제의 자연스러운 순리입니다. 하지만 통화량이 생산성보다 수백 배 빠른 속도로 팽창하면서 이 순리를 완전히 뒤집어놓았습니다.

은행 예금은 이 짧아지는 자(화폐)에 내 자산을 무방비로 맡겨두는 가장 취약한 선택입니다.

이어지는 8편에서는 왜 비트코인이라는 새로운 자산이 집값의 잣대를 이렇게 극적으로 재평가하고 있는지, 그 디지털 희소성의 원리를 파고들어 보겠습니다.

본 글은 개인적인 학습과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정보 제공용 칼럼이며, 특정 자산에 대한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은 본인의 책임하에 신중하게 내리시기 바랍니다.

다음 편 ▶ 부모 세대 저축 공식의 종말: 다음 세대가 비트코인 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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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은 개인적인 학습과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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